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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님과 딸 이야기..

작성자

산사람 (61.♡.130.238)

등록일

10-01-31 11:20

조회수

1,789

장님과 딸 이야기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 눈에도 걸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인 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봐요!! 아직 개시도 못했으니까
다음에 와요!!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주인 아저씨는 그때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

"저어... 아저씨! 국밥 두 그릇 주세요"

"응 알았다...
근데 얘야 이리 좀 와 볼래."

계산대에 앉아 있던 주인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수가 없구나.
거긴 예약 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야."

그렇지 않아도 주눅 든 아이는
주인아저씨의 말에 낯빛이 금방 시무룩해졌다.
"아저씨 빨리 먹고 갈게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이에요.
아이는 비에 젖어 눅눅해진 천 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의 동전을 꺼내 보였다."

"알았다.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한다."
잠시 후 주인아저씨는
국밥 두 그릇을 갖다 주었다.
그리고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줄게."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금통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갔다.

그리고는 국밥 속에 들어 있던
고기들을 떠서 앞 못 보는
아빠의 그릇에 가득 담아주었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근데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댔으니까...
어서 밥 떠... 내가 김치 올려줄께..."

수저를 들고 있는 아빠의 두 눈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아저씨는
조금 전 자기가 했던 일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도규 10-01-31 12:23
 113.♡.13.71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뜻이 깊은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드리고 아마도 색화같은데 느낌이 좋습니다!
샛별 10-01-31 12:41
 121.♡.250.131  
  효녀 심청이가 따로 업네요 글이지만  정말로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내내 행복하세요*****
난마켓 10-01-31 13:39
 221.♡.57.222  
  ..좋은 일이 많아야 할텐데요...
태산(太山)… 10-01-31 17:59
 222.♡.171.92  
  효심이 심청이 못지 않은 야그네요.
부모 살아생전 더욱 잘해드려야 겠네요.
좋은 글 감사 합니다.
대호 10-01-31 19:30
 211.♡.161.130  
  마음이 쨘~함니다.......
나보다 못한분에게 나또한 주인의행동을 보인적이없나 생각하게 함니다....
걸어온 뒤를 뒤돌아볼수있게 해준 글 감사드립니다....
프리아일 10-01-31 23:46
 121.♡.183.71  
  가슴이 찡합니다.
저런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 해봐야 겠지요.
즐감입니다.
양산박 10-02-01 13:03
 218.♡.51.251  
  눈물날라하네요 요즘세상아이잘키우는게부모노후대책이라니깐요
미투리 10-02-01 18:25
 123.♡.98.51  
  요즘은 걸인이라는 말 잊어버린지오랜데,,,! 옛날에는 천지 삐까리였는데,,,!
많은생각나게하네요, 딸네미가 천사아닐까요,?? 짜~~~안합니다,
신비 10-02-02 12:00
 220.♡.254.29  
  어린아이가 어른들에 가슴에 파도를 일렁이게 하네요...마니 뉘우치고 감니다..감사함니다^&^
진만이 10-02-02 20:21
 220.♡.198.213  
  부모님께 전화라도 드려야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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