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생명을 키우는 일에는 반드시 치러야 할 대가라는 게 있다.
애완동물의 살고 죽는 일이 꼭 주인의 마음대로 되는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14년을 보살피던 개가 내 품안에서 죽어가는 것도 지켜봐야
했었고 키우던 새가 포란을 중지하는 꼴도 봐야하고 더러는 알을
깨 버리기도 하고 육추를 하다가 중지하는 일도 있다. 식물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 뜻하지 않던 병들이 찾아와 애지중지 키우던
춘란이 무름 병이며 구경 썩음 병에 녹아내릴 때는 내 마음도 따라
녹는다. 어제는 외손녀가 전화를 해와 키우던 금붕어가 죽었다고
대성통곡을 해서 녀석을 달래는데 애를 먹었다. 큰애에게 물으니
사흘 전에 길에서 파는 금붕어를 두 마리 샀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두 마리가 다 죽어 버려 지금 장례를(?) 치르러 가는 중이라고 한다.
지오의 나이는 이제 겨우 여섯 살로 그 나이에 마음의 상처를
견디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안쓰럽기는 하지만 어릴 때 격어야 할
어떤 통과의례 같은 일이기도 하여 지오에게는 더 이상은 아무 말도
안 했고 키울 줄도 모르는 금붕어를 샀다고 큰애를 야단 쳤지만
그것도 너무 늦어 큰애에게 지오를 데리고 오도록 일렀다.
잠시 후에 도착한 딸애는 두 손을 번쩍 들며 한숨을 쉬었고 지오는
날 보더니 참았던 눈물을 또 흘리며 통곡을 한다. 녀석을 보듬어 안고
달래보지만 지오는 울고 또 운다.
아이고.......이것 참 눈물이 많은 놈이다.........!
May 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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